- 12명의 목회자 및 성도,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신앙의 본질 묵상
- 26성인 순교공원, 운젠 순교지 등 방문하며 고난과 희망의 메시지 되새겨

운젠지옥 유황온천에서 188명이 뜨거운 물로 박해받아 순교한 기념비앞에서 자양동교회연합 목회자들. 사진=업코리아뉴스
서울 광진구 자양동좋은동네만들기교회연합(이하 자양동교회연합) 6개교회 목회자 부부 12명은 사순절 기간을 맞아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나가사키 기독교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이번 나가사키 성지순례는 '고난 속의 피어난 신앙'을 주제로, 일본 기독교 박해의 아픈 역사가 깃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순절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26 성인 순교기념공원. 사진=업코리아뉴스
26성인 순교공원 : "하늘 향해 열린 신앙의 증거"
성지순례단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나가사키 니시자카 언덕에 위치한 '일본 26성인 순교 기념공원'이다. 이곳은 159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금교령에 의해 바오로 미키를 포함한 26명의 신자가 십자가형을 당한 장소다. 성지순례단은 기념비 앞에 서서 어린 소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죽음 앞에서도 찬송을 멈추지 않았던 순교자들의 용기를 기렸다.

나가사키 생명나무 강성훈 선교사 설명을 듣고 있는 자양동교회연합 목회자들. 사진=업코리아 뉴스
회장 천귀철 목사(성광교회 원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킨 이들의 삶이 오늘날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고 고백했다.

순교할 때 흘린 피가 묻어있는 옷. 사진=업코리아 뉴스.
운젠 순교지 : "지옥 속에서도 꺾이지 않은 영성"
이어 성지순례단은 시마바라 반도에 위치한 운젠(雲仙) 순교지를 방문했다. '운젠 지옥'이라 불리는 이곳은 펄펄 끓는 유황 온천수가 솟구치는 척박한 땅으로, 에도 시대 기독교인들에게 배교를 강요하며 뜨거운 온천물을 붓는 참혹한 고문이 자행되었던 곳이다.

운젠 지옥 유황온천에서 박해로 숨진 188명의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기념비를 방문하고 기도하는 모습. 사진=업코리아뉴스
성지순례자들은 유황 연기가 가득한 현장을 둘러보며, 육체적인 고통 속에서도 영원한 생명을 소망했던 선조들의 '침묵의 신앙'을 가슴에 새겼다.
엔도 슈사쿠 기념관 : "침묵 속에 흐르는 하나님의 눈물“
이번 성지순례의 정점 중 하나는 소설 『침묵』의 저자 ‘엔도 슈사쿠 기념관’ 방문이었다. 성지순례단은 소설의 배경이 된 외딴 바닷가 마을을 바라보며, 박해의 고난 속에서 침묵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고뇌했던 작가의 신앙적 여정을 되짚었다.

소설 침묵의 저자 엔도 슈사쿠 문학기념관. 사진=업코리아뉴스
기념관을 둘러본 성지순례단은 엔도 슈사쿠가 평생을 바쳐 탐구했던 "고통받는 자들 곁에서 하나님은 왜 침묵하시는가?"라는 질문 앞에 마주 섰다. 작가가 소설을 통해 내린 결론처럼, 하나님의 침묵은 외면이 아니라 고통당하는 자들과 '함께 아파하며 곁에 계시는 동참'임을 확인했다.
우간다에서 23년 동안 선교사로 활동하다 3년 전에 제일평화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정식 목사는 "하나님은 단순히 침묵하신 것이 아니라, 순교자들의 고통 속에서 함께 울고 계셨음을 깨달았다"며 "우리의 삶에 찾아오는 고난 역시 하나님의 부재가 아닌, 가장 가까이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증거임을 고백하게 되었다"고 성찰을 전했다.

잠복 그리스도인들이 금교령이 풀리자 교회를 세우고 예배를 드렸던 곳.
잠복 그리스도인 : "250년의 침묵을 깬 잠복 기리시탄의 신앙"
이번 순례의 핵심 일정 중 하나는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나가사키 지방의 잠복 기리시탄 관련 유산' 탐방이었다. 성지순례단은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약 250년 동안 선교사도, 성경도 없는 극한의 박해 속에서 비밀리에 신앙을 전승해온 이들의 흔적을 쫓았다.
순례단은 에도시대에 막부가 내렸던 금교령에도 불교행세를 하면서 잠복 기리시탄들이 관음보살상을 성모 마리아로 모시거나, 불교의 경전처럼 들리는 가락에 기도를 담아 읊조리며 신앙을 유지했던 소토메(外海) 지역의 유적지들을 돌아보았다. 겉으로는 불교도 신도(神道)인 척하면서도 마음 중심에는 오직 그리스도를 품었던 이들의 처절한 생존 방식은 순례단에게 깊은 숙연함을 안겼다.

강성훈 선교사가 잠복 그리스도인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업코리아뉴스
나가사키 생명나무교회 방문 : "선교 현장에서 잇는 복음의 맥락"
특히 이번 성지순례 일정 중 나가사키 생명나무교회(강성훈 선교사)를 방문하여 현지 성도들과 함께 수요예배를 드리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예배 현장에서 성지 순례단은 강성훈 선교사의 사역 영상을 시청하며 일본 땅에 심겨진 복음의 씨앗이 어떻게 열매 맺고 있는지 확인했다. 영상 시청 후 강 선교사로부터 구체적인 사역 현황과 기도 제목을 직접 전해 들은 12명의 순례단은, 척박한 선교지에서 헌신하고 있는 강 선교사 부부와 성도들 위해 간절히 합심하여 기도하며 위로와 격려를 전했다.

예배를 인도하는 나가사키 생명나무교회 강성훈 선교사. 사진=업코리아뉴스
오늘의교회 백상욱 목사는 "순교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 그 땅에서 사명을 다하는 선교사님의 눈물 어린 사역을 직접 보고 기도할 수 있어 더욱 뭉클한 여정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 선교사는 3박 4일간의 일정을 안내하며 성지에 담겨진 신앙고백을 설명해 줬다. 강 선교사는 일본에 온지 29년째를 맞이했다. 유학생으로 와서 예수믿고 신학교에 입학하여 목사가 되고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다.

생명나무교회 강선훈 선교사 부부와 성도들을 위해 함심기도하는 모습. 사진=업코리아뉴스
"지역 사회를 위한 사랑으로 승화할 것"
서울성산교회 장태영 목사는 "사순절 기간에 진행된 이번 순례를 통해 우리 신앙의 뿌리를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었다"며, "순교자들이 보여준 희생과 사랑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양동 지역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섬기고 복음의 빛을 전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3박 4일간의 여정을 마친 성지순례단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각 교회에서 사순절의 남은 기간 동안 더욱 깊은 기도와 실천에 나설 예정이다.

자양동좋은동네만들기교회연합 목회자 부부. 사진=업코리아 뉴스
자양동교회연합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6개 교회가 연합하여 지역사회를 10년째 섬겨오고 있다. 그동안 사랑의김장김치나누기, 어르신효도관광, 신년연합신약성경통독, 문화축제 등을 해왔다. 현재 함께하는 교회는 성광교회(담임 천주찬, 원로 천귀철). 영광교회(담임 김변호목사), 오늘의교회(담임 백상욱 목사), 서울성산교회(담임 이정식목사), 원일교회(담임 박병우목사)가 함께하고 있다.
출처 : 업코리아(https://www.upkore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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